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낮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에어컨 리모컨을 찾는 것인데 문득 작동을 시켰을 때 미세하게 쾌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어요. 작년 여름이 끝나고 그대로 방치해 두었더니 내부와 필터에 먼지가 고스란히 쌓여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상태로 계속 틀었다가는 호흡기 건강에도 좋지 않고 바람도 시원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가전제품 관리가 어렵게만 느껴져서 매번 전문 업체를 부르거나 미루기 일쑤였는데 알고 보니 필터만큼은 집에서 누구나 쉽게 관리할 수 있더라고요. 에어컨 필터 셀프 청소만 주기적으로 잘해주어도 공기가 깨끗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냉방비 절약까지 엄청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주말에 직접 땀 흘리며 실천해 본 아주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에어컨 관리 노하우를 자세하게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에어컨 필터 셀프 청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
사실 부끄럽게도 작년까지는 바람만 시원하게 잘 나오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평소와 똑같은 온도로 설정을 해두어도 방안이 통 시원해지지 않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람 세기를 강하게 올려보아도 기계만 거칠게 돌아갈 뿐 정작 냉기는 약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가동 시간은 늘어나고 지난달 전기세 고지서를 받았을 때 생각보다 많이 나온 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유를 찾아보니 필터에 먼지가 두껍게 쌓이면 기계 내부로 들어가는 공기의 흐름이 막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에어컨은 설정 온도를 맞추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며 무리하게 작동하게 되고 결국 전기세 폭탄으로 이어지는 것이었죠. 게다가 먼지 속에 번식한 곰팡이와 세균이 바람을 타고 온 집안으로 퍼진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당장 청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업체 비용을 아끼고 내 손으로 직접 깨끗하게 관리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누구나 10분 만에 끝내는 안전한 필터 분리법
막상 에어컨 필터 셀프 청소를 하려고 기계 앞에 서면 어디를 어떻게 열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뚜껑이 부러지면 어쩌나 싶어 조심스러웠는데 생각보다 구조가 단순하더라고요.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안전을 위해 반드시 에어컨 전원 플러그를 뽑거나 차단기를 내리는 것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가전을 만지는 것은 위험하니까요.
그 후 에어컨 전면부나 측면에 있는 홈을 잡고 위로 가볍게 들어 올리면 내부 필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보통 얇은 망 형태로 되어 있는데 위쪽으로 살짝 밀어 올린 뒤 아래로 당기면 힘을 들이지 않고도 쏙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필터를 꺼내는 순간 촘촘한 망 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 회색 먼지들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 이런 먼지 바람을 맞으며 생활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했습니다. 분리한 필터는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화장실로 이동시켜 줍니다.
먼지와 세균을 한 번에 잡는 세척과 건조 노하우
화장실로 가져간 필터는 무작정 샤워기로 물을 뿌리기보다 방향을 잘 맞추는 것이 핵심 팁입니다. 먼지가 붙어 있는 반대 방향, 즉 필터 뒷면에서 앞면 쪽으로 물을 뿌려주어야 먼지가 망에 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래로 떨어져 나갑니다. 수압만으로도 웬만한 큰 먼지들은 순식간에 씻겨 내려가서 속이 다 시원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만약 물 씻기만으로 지워지지 않는 찌든 먼지나 기름때가 있다면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나 베이킹소다를 살짝 풀어 가볍게 닦아주면 좋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솔로 너무 강하게 문지르면 얇은 필터 망이 찢어지거나 변형될 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스펀지나 안 쓰는 칫솔로 살살 문질러주어야 합니다. 세척이 끝난 필터는 물기를 탁탁 털어낸 뒤 그늘에서 바짝 말려주어야 합니다. 빨리 말리고 싶은 마음에 햇빛이 강한 곳에 두면 플라스틱 재질인 필터가 뒤틀릴 수 있으니 반드시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완벽하게 건조해 주셔야 곰팡이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고 느낀 놀라운 냉방비 절약 효과
필터가 다 마른 뒤 역순으로 다시 조립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에어컨을 가동해 보았습니다. 전원을 켜자마자 예전의 그 쾌쾌했던 냄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아주 상쾌하고 맑은 바람이 방안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바람의 세기와 온도였습니다. 예전에는 희망 온도를 24도로 해두어도 미지근했는데 지금은 26도로만 설정해 두어도 금방 공기가 서늘해질 정도로 냉방 효율이 엄청나게 좋아진 것이 피부로 와닿았습니다.
필터가 깨끗해지니 공기 순환이 원활해져서 에어컨이 무리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소리로도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2주에 한 번씩만 에어컨 필터 셀프 청소를 해주어도 냉방 에너지를 대략 5%에서 최대 12%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니 안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우리 집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고 매달 나가는 고지서의 금액까지 줄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뿌듯한 살림 꿀팁이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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